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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청년플랫폼
등록일2021-05-10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캐릭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전주의 김규진 작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모두 '대충하는 답장'을 한 번이라도 본 적 있으신가요? 이 이모티콘은 출시되자마자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요. 평범한 직장인에서 이모티콘으로 억대 수입을 기록한 작가입니다. 작년에는 어려운 코로나 시국임에도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카페까지 오픈하기도 했는데요. 카페 '오르카'에 방문해서 작가님을 만나봤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범고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규진입니다. 먼저 범고래의 의미에 대해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심오한 생각으로 지은 건 아니고 제 이모티콘처럼 대충 지었습니다. 평소 물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물속에서 가장 힘이 센 범고래를 떠올렸죠.
Q2. 대충하는 답장은 저도 출시하자마자 구매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전까지는 아기자기하고 표정이 풍부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이건 정말 참신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작가님을 만나니, 보자마자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A2. 아 감사합니다. 그 당시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정말 믿기지 않은 결과라서 아직도 얼떨떨해요. 2017년 7월에 출시했는데 하루 만에 카카오톡 매출 1위를 달성했어요. 덕분에 퇴사할 용기가 생겼고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이 사건을 인생의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했어요. 아, 대충하는 답장은 순전히 제 모습입니다. 예리하시네요.(웃음)
Q3. 그전부터 퇴사 생각을 하신 건가요?
A3. 대학교 창업지원단에 일하면서 창업자들을 만날 일이 많았어요. 그분들의 열정을 보면서 저도 여기에서 직장인으로 주어진 일만 하기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나에게 맞는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던 시기였죠. 이렇게 이모티콘 작가가 될지는 몰랐지만 뭐든 시도해보는 성격이라, 이모티콘이 그중에 운이 좋게 성공한 것 같아요.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기에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된 것 같아요.
Q4. 가볍게 시작했어도 아무나 그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A4. 아니에요. 누구나 그릴 수 있어요. 특히 대충하는 답장은 그림판으로 그린 거고 몇 시간 걸리지도 않았어요. 카카오에 지원할 때에야 양식에 따라 겨우 수정했고요. 너무 잘하려고 하면 포기하기 쉬운 것 같아서 저는 일단 해보는 것에 미를 두는 편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도 그렇게 먼저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성공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실제로 이모티콘 심사과정에서 ‘이렇게 단순한 이모티콘은 카카오 이모티콘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하네요.
Q5.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특히 대충하는 답장의 탄생 비화가 궁금합니다.
A5. 평소에 쓰고 싶은 이모티콘이 별로 없었어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것들은 친구들끼리 쓰기에 오글거리다는 생각을 했고요. 주로 친구들끼리는 무심하게 대화하고 장난치는 일이 많은데 그때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날 밤에 집에 와서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검색했습니다. B급 감성이 먹혔다고 생각해요. 이런 대충하는 듯한 이모티콘에 대한 갈망이 저만 있었던 게 아니었죠.
Q6. 첫 이모티콘 흥행 이후 이야기도 궁금해요.
A6. 퇴사는 막상 호기롭게 했지만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어요. 후속작인 ‘정성스런 답장’도 매출 2위까지 하며 흥행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도 정해진 성공은 아니었으니까요. 직장 생활을 하다 불안정한 프리랜서의 세계는 처음엔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고 나서 창업을 준비했어요. 작년에는 캐릭터굿즈를 판매하는 카페를 오픈했어요.
Q7. 저도 그 카페에 우연히 가봤는데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곳이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A7. 네, 거기엔 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가들의 굿즈가 있어요. 카페를 오픈하게 된 것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에요. 직장에 다닐 때에는 그나마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할 시간이 많았는데, 프리랜서가 된 이후로는 작업에만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서 오히려 사람 만날 기회가 없더라고요. 무작정 만나 놀 수도 없고요. 제가 하는 일과 연관 짓고 캐릭터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Q8. 다른 작가들에게도 힘이 되는 공간일 것 같네요.
A. 그러면 더할 나위 없죠. 저도 처음에 이모티콘만 판매하고 그 이후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할 때,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았지만 판매처가 없어서 고충이 있었죠. 온라인 홍보도 한계가 있고요. 항상 열려있는 공간에서 상품이 진열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꿈꿨는데, 3년이 훌쩍 지나서야 이런 공간을 마련하게 됐네요.
작가 개개인의 힘은 약하지만 여러 작가들이 모여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어요. 다 같이 윈윈할 수 있는 공간이요. 여러 고민을 하다가 카페 형태로 오픈하게 됐는데 갑자기 코로나 때문에 타격을 좀 받긴 했어요. 그래도 천천히 회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프리랜서, 창업자의 책임감이 무겁긴 해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작게 시작하는 청년 창업가들을 위해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