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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뉴스 153호]김판묵·이주원 두 청년 작가의 서로에 대한 성찰 ‘사이를 걷는다’
  • 작성자청년플랫폼

    등록일2021-06-23

  •  제아무리 거울처럼 바라보는 사이라 하더라도, 타인을 아는 일은 불가능하다. 함께한 시간이 길다고 해서, 피로 연결된 끈끈한 사이라고 해서 더 깊게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만, 그리고 상대를 인지하는 감각을 깨워야만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안다”라고 자신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터다.

     여기,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그 자리에 서 있는 일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음을, 그 심플한 삶의 철학을 깨우쳐주는 두 청년 작가가 있다. 26일까지 갤러리 숨에서 만날 수 있는 김판묵, 이주원 작가의 2인전 ‘사이를 걷는다’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자신을 감싸고 있던 작품 언어를 모두 벗어 던지고, 상대의 작품 언어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갤러리 숨에서 지원하는 전시공간지원기획전 ‘공감-공유’를 통해 자신감 있게 해 볼 수 있는 시도였다.

     이들 작가는 상대방의 주제를 표현하고, 그동안 서로의 작품을 바라보며 느꼈던 부분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다.

     김판묵 작가는 이주원 작가를, 이주원 작가는 김판묵 작가를 오마주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전공과 서로 다른 주제, 다른 재료, 다른 표현 방식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이다.

     김판묵 작가는 이분법적인 사회적 잣대를 강요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방독면을 쓴 강렬한 이미지로, 이주원 작가는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걷는다는 것의 불편함, 무감각하게 변한 다리의 이미지로 표현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업은 너무도 조심스럽게 생각했던 상대의 예술철학을 이해하는 일, 그 오래된 시간들을 시원하게 깨뜨린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작업실을 공유하면서 6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 보내 서로의 성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보다 몰랐던 서로를 제대로 알아간 시간이라고 할까?

     작가의 말마따나 우리는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 얼마나 깊은 이야기를 해봤을까? 무감각하게 변하거나 외면했던 일도 많지 않았던가?

     그렇게 김판묵 작가의 ‘사이’, 그리고 이주원 작가의 ‘걷는다’라는 테마가 합쳐져 ‘사이를 걷는다’라는 명징한 주제가 우리 앞에 놓였다. 서로의 옷을 바꿔 입은 이 순간이야 말로 오롯이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됨을 말이다. 두 청년 작가의 이색적인 교집합이 삶이란 게 충분히 살아볼 만한 재미가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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